[대선풍향계] 황교익·녹취파동…與野 경선극장 '집안싸움' 아슬아슬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대선 후보 선출 일정에 들어간 여야가 집안싸움에 휩싸였습니다.<br /><br />더불어민주당에선 이재명·이낙연 경선 주자 간 갈등이, 국민의힘에선 대선 주자들과 이준석 대표의 대립이 깊어지고 있는데요.<br /><br />이번주 대선 풍향계에선 박초롱 기자가 관련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이명박, 박근혜 후보가 겨룬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의 후유증은 대선 때마다 반면교사로 회자됩니다.<br /><br />당시 한나라당에서 누가 나와도 손쉽게 승리할 수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, 그야말로 박 터지는 집안싸움이 벌어졌습니다.<br /><br />박근혜 후보는 BBK 주가 조작과 도곡동 땅 투기 의혹을 제기했고, 이명박 후보는 "박 후보가 최태민 일가의 허수아비"라고 반격했습니다.<br /><br />결국 이명박 후보가 승리했지만, 임기 내내 '여당 내 야당' 친박계와의 갈등은 정치적 부담이 됐습니다.<br /><br />분열과 대립의 마침표는 탄핵과 정권 교체였습니다.<br /><br />경선 과정에서 터져 나온 의혹들, 10년 후 두 사람을 법정에 세우는 단초로 작용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.<br /><br />대선을 200일 앞둔 여야, 벌써부터 2007년을 되돌아봐야 할 때가 됐습니다.<br /><br />지난주엔 집안싸움에 골몰하느라 여유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.<br /><br />민주당에선 경기도 산하 기관인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내정된 걸 두고 공방이 뜨거웠습니다.<br /><br />이낙연 캠프의 첫 문제 제기는 나름대로 검증의 범주에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황 씨에게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할 만한 전문성이 있는지, 과거 이재명 후보 옹호 발언을 했는데 '보은 인사'를 한 건 아닌지 문제 삼았습니다.<br /><br />어느 순간 공방은 '친일'로 번졌습니다.<br /><br /> "(황교익 씨는) 일본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 아닌가 생각이 돼요. 일본 음식에 대해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'한국 음식은 거기의 아류다', '카피를 한 것이다'라는 멘트가 너무 많았어요."<br /><br />황 씨도 '친일 프레임'으로 맞불을 놓았습니다.<br /><br /> "(극우 세력이) 문재인 지지자인 황교익을 공격하기 위해서 만든 게 친일 프레임입니다. 그걸 저한테 공격한다는 게 인간적으로 도리가 아니죠. 얼마나 화가 났으면 내가 이낙연 씨보고 일본 총리 하시라고…"<br /><br />황 씨가 "이낙연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데 집중하겠다"는 극단적 발언을 하면서 여권 전체적으로 위기감이 커졌죠.<br /><br /> "이것은 수류탄이 아니라 핵폭탄을 경선 정국에 투하한 꼴이고요. 이낙연 후보님께 제가 대신 이유 불문하고 사과를 드리겠습니다."<br /><br /> "저희 캠프의 책임 있는 분이 (황교익 씨에 대해) 친일 문제를 거론한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합니다."<br /><br />이해찬 전 대표까지 '구원투수'로 등판해 황 씨에게 위로를 건넸고<br /><br />논란 일주일 만에, 황 씨는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 자리에서 사퇴했습니다.<br /><br />이렇게 사태가 일단락된 듯하지만, 아닙니다.<br /><br />논란의 배경엔 이재명 후보가 경기지사직을 유지하며 이를 선거 운동에 이용하고 있다, 이른바 '지사 찬스'를 쓰고 있다는 경쟁 후보들의 불만이 깔려있습니다.<br /><br />바로 '황교익 2라운드'가 시작됐습니다.<br /><br />경기 이천시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있었던 지난 6월, 이재명 후보가 유튜브방송 '황교익TV'에 출연하느라 화재 현장에 늦게 갔다는 문제 제기가 잇따랐습니다.<br /><br /> "우리 국민들께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왜 세월호 빠지고 있는 현장의 구조 함정에 안 갔냐고 문제 삼지 않잖아요. 제가 실시간으로 다 보고를 받았고…"<br /><br />'황교익 공방'으론 이재명, 이낙연 두 후보 모두 손해를 봤다는 평가가 뒤따릅니다.<br /><br /> "어느 쪽이 손해냐 이익이냐를 따지는 것은 전혀 무의미하고요. 굳이 말하자면 상처뿐인 휴전입니다."<br /><br />민주당이 '황교익 공방'에 매몰된 사이 국민의힘에선 녹취록 파동이 있었죠.<br /><br />대선 경선을 관리하는 당 대표와 윤석열과 원희룡, 유력 주자 간 갈등이 잇따라 표출되는 이례적 상황이 펼쳐졌습니다.<br /><br />원 전 지사는 이준석 대표가 자신과의 통화에서 "윤석열 전 총장은 금방 정리된다"는 발언을 했다며, 불공정 경선을 우려를 공개적으로 제기했습니다.<br /><br />이에 이 대표가 한밤중에 공개한 녹취록에 적힌 말은 "저거 곧 정리됩니다."<br /><br />'저거'는 윤 전 총장이 아닌 '윤 전 총장과의 갈등 상황'이란 설명인데, 원 전 지사는 더 강하게 나갔죠.<br /><br /> "곧 정리한다는 이준석 대표의 발언 대상은 윤석열 후보입니다. 이 대표가 작성한 녹취록이 아니라 이 대표가 가진 녹음 파일 공개하십시오. 그것도 전체를 공개하십시오."<br /><br />이 대표, "딱하다"는 반응과 함께 거부했습니다.<br /><br /> "제가 지금 상황에서는 응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."<br /><br /> "추가적인 공방은 그만하고 이제는 공정한 경선을 만들어나가는 데 집중하겠습니다."<br /><br />이러다간 정권 교체에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둘 다 한발 물러섰습니다.<br /><br />하지만 당 선거관리위원장 인선과 경선 룰을 둘러싸고 갈등의 불씨는 여전했는데요.<br /><br />이번엔 이준석 대표가 선관위원장으로 임명하고 싶어했던 서병수 경선관리위원장이 물러섰습니다.<br /><br /> "당 대표가 모자란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바로 잡아 나가면서 협력하면서 나갈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. 저의 (경선관리위원장) 사퇴와 선거관리위원장 맡지 않겠다는 결정으로 인해 정리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합니다."<br /><br />그런데 정작 주인공 격인 윤 전 총장은 조용했죠.<br /><br />공개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끝 무렵에 등장했습니다.<br /><br />갈등의 시발점인 오는 25일 후보 '비전 발표회'에 참석하겠다고 밝힌 겁니다.<br /><br />정치권에선 이례적인 '선수와 심판의 다툼'을...